우리가족

무주리조트 곤돌라

감포 2019. 1. 24. 06:00

2019년 1월 20일 일요일 덕유산 향적봉


평소 습관대로 일찍 일어나 남들이 깨기전에 샤워를 마치고,

커피 물을 올리기 위해 부엌 불을 켜니 거실에서 자던 민규가 눈을 뜬다.

그리고 다락방에서 잠을 자던 민정이 아버지, 그리고 대규가 차레로 일어난다.

커피를 마시는 동안 한명두명 모두 잠에서 깨어난다.

간밤 깊은 잠의 흔적으로 가득한 실내 공기들을 모두  내보내고,

깊은 숲속의 맑고 투명한 새벽 아침 바람을 맛 보기위해 창문을 확짝 열었다.


보글보글 된장찌개가 끓어가고,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넘친다.

거나하게 아침을 챙겨 먹고는 아이들 옷을 입혀 밖으로 내 보냈다.

간밤에 살짝 눈이 왔나보다.

아이들은 눈 위에서 지칠줄 모르는 에너지를 발산하며 놀고 있다.

민정이 아버지가 아이들과 놀아주는 사이 나머지 어른들은 퇴실 준비를 서두른다.


11시 퇴실 시간에 맞춰 아이들과 함께 아쉬움을 뒤로하고 휴양림을 떠났다.

우리의 다음 목적지는 무주리조트 곤돌라 탑승장이다.

아이들에게 상고대를 보여주기 위해 곤돌로를 타고 덕유산 향적봉에 오를 계획이다.

그전에 설천면에 들러 짜장면과 짬뽕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오후 3시 탑승을 예약했지만 혹시 취소를 하신 분들이 있을까해서

조금 일찍 무주리조트에 도착을 했다.

하이얀 눈밭에 저마다 화려한 색깔을 뽐내는 스키어들이 점점이 박혀있다.

겨울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많아도 정말 많다.








곤돌라 탑승 시간을 기다리며 민규와 스키장 구경에 나섰다.

난생 처음으로 스키장에 와본 민규의 눈에는 모든 것이 신기한 듯 보인다.

민규가 연신 이리저리 고개를 돌려가며 눈구경 사람구경 스키구경 보드구경......


주말에는 반드시 사전예약을 해야만 한다고 해서 3시 탑승을 예약해 뒀다. 

매표소에 가니 탑승권을 2시 30분 이후에 와야만 발권을 해 준단다.

그리고 탑승권을 받아서 탑승 대기줄에 서서 탑승을 기다리란다.

정말 어이 상실이다.

이럴려면 시간예약을 왜 하는지 되묻고 싶다.

직원들 입고 있는 옷에 부영 사랑으로 란 로고가 새겨져 있는 것을 보고는 웃는다.

부영이란 회사에서 운영을 한다면 고객을 대하는  그들의 수준은 논할 가치도 없다.






오랜 기다림 끝에 곤돌라에 탑승을 했다.

대규는 2번째 탑승인데 기억이 전혀 나지 않을 것이다.

곤돌라에서 내려서 밖으로 나오니

마치 우리를 날려버릴듯 차갑고도 날카로운 바람이 우리를 맞이한다.

하지만 눈앞에는 진정 별천지가 펼쳐져있다.

뭐라 표현하기 어려운 풍광에 우리가족 모두는 넋을 잃고 말았다. 









몇해 전 민규가 태어나기도 전에 왔었던 그 때 그 고사목 앞에서

대규와 엄마가 똑 같은 포즈로 다시 사진을 찍는다.

고사목은 그대로인데, 대규는 훌쩍 크고 새식구가 한 명 더 늘었다.

사람의 시간은 참 빠른데, 고사목의 시간은 한 없이 느리다 못해 정지한 듯 하다.

두 그루의 고사목과 다음에 만날 때는 나에게는 또 어떤 변화가 있을까?


 




보드판으로 만들어 놓은 조형물에 민규와 대규가 올라서 포즈를 잡는다.

대규가 꼭 타보고 싶다는 스키.......

민규가 조금 더 크면 집사람과 같이 한 번 태워줘야겠다.

물론 나는 밑에서 기다릴 것이다.









상고대에 정신이 팔려 시간가는 줄 모르고 눈구경을 하는 사이,

아이들의 볼은 찬바람에 불콰하게 달아 올랐고 손가락과 발가락 끝이 아려온다.

아이들 입에서 춥다란 말이 나오는 걸 보면 춥기는 정말 추운 모양이다.

상고대를 좀더 가까이서 보기위해 아이들과 손에 손을 잡고 눈덮힌 숲길을 잠시 걸었다.



바람이 점점 더 세차게 불어오고 해가 뉘엿뉘엿 넘어갈 쯤 또 다시 길고 긴 줄에 섰다.

줄에 가만히 서 있으려니 가뜩이나 추운 몸이 더 떨린다.

30여분을 매서운 바람에 시달리고 나서야 곤돌라에 탑승을 하고 하산을 하였다.


5시가 넘어서야 집으로 출발.

지나는 길에 거창에 들러서 저녁을 먹기 위해 들린 식당.

따끈한 바닥에 앉자말자 정말 그대로 들어눕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따뜻하고 배 부르게 저녁을 먹고 집으로 출발한다. 

추위에 떨었던 아이들과 집사람이 금세 깊은 잠에 빠져 들었다.

아무런 사고 없이 아이들과 즐겁게 눈구경 1박2일 여행을 마쳤다.


대규야! 민규야!

내년에는 꼭 얼음낚시 한 번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