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족

민주지산 자연휴양림

감포 2019. 1. 22. 06:15

2019년 1월 19일 민주지산 자연휴양림


새해 첫 가족 나들이로 영동 민주지산 자연휴양림으로 눈구경을 다녀왔다.

작년 눈구경의 좋은 기억을 가지고 아침 일찍 집에서 출발했다.

겨울이면 항상 눈과 얼어 붙은 저수지를 볼 수 있는 가장 가까운 곳이 이곳이다.

일 때문에 점심을 먹고 출발하는 민정이네를 위해,

용원에 들러서 아이들을 먼저 픽업해서 영동으로 차를 몰았다.


맑은 날씨지만 나들이 하기에 날씨가 썩 좋지않다.

미세먼지 가득한 하늘은 마치 금방이라도 비를 뿌릴 듯 흐리다.

아이들의 재잘거림으로 가득찬 차 안은 소음공해 수준이다.

잠시도 쉬지 않고 고함에 가까운 소리들을 마구마구 쏟아 낸다.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구비구비 산을 몇개 넘고

마지막 고개에서 드디어 전라북도 표지판이 우리를 반긴다.

휴양림 가지 전에 작년에도 들렀던 꽁꽁 얼어 붙은 저수지.

아이들이 얼음 저수지를 보자마자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환호성을 내지른다.


알았다. 애들아!

차 세우고 잠시 놀다 가자.

빙어가 잡히는지 군데군데 얼음 낚시를 하는 분들이 많다.

얼음판 위에서 라면도 끓여 드시고, 고기도 구워드신다.

먹는 것까지는 좋지만 제발 좀 치워주시면 좋겠네요.

등산객과 달리 유난히 낚시꾼들은 하나 같이 더럽고 지져분하다.

기본 개념들이 없는 사람들만 낚시를 다니는 듯 하다.


아이들이 얼음 낚시를 외치지만 아무런 준비를 해 오지 않았다.

내년에는 꼭 얼음낚시에 도전하자는 공수표를 발행하고,

아이들과 눈썰매를 타며 골짜기 매서운 바람에 볼이 붉게 물들 쯤 

아이들을 달래서 휴양림으로 향했다.  










얼음 저수지에서 신나게 노느라 점심 시간을 훌쩍 넘겨 도착한 휴양림.

관리 직원의 주의사항을 모두 듣고 방 열쇠를 건네 받았다.

따뜻한 온기가 넘치는 뜨끈한 방바닥이 너무 좋다.

애들아! 그냥 방바닥과 한 몸이 되어 방 안에서 놀면 안되겠니?

하지만 휴양림으로 들어오며 쌓인 눈을 본 아이들은 당장이라도 나갈 기세다.

짐도 채 풀기전에 라면물부터 올렸다.

따뜻한 라면으로 허기를 물리친 아이들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눈밭으로 달려간다.


민규가 신이나서 노래를 부르며 눈을 굴리고 굴리며 눈사람을 만든다.

지난번 부안에서는 날씨가 추워서 눈이 뭉쳐지질 않았지만,

따뜻한 날씨에 적당한 습기를 머금은 눈이 잘 뭉쳐져서 정말 다행이다.

 







눈사람을 완성하고는 아기 눈사람도 만들어야 한다는 민규.

눈사람에게 모자를 씌워 주겠다는 대규.


민규가 어느새 손이 시려운 모양이다.

방수가 되는 스키장갑이라고는 하지만 손목 부분은 어쩔 수가 없다.

소매와 장갑이 흠뻑 졌었고, 부츠속에도 눈이 가득하다.

민규는 방으로 1차 소환을 해서 간식도 조금 먹인다.

그사이 젖은 옷은 갈아 입히고 드라이로 장갑과 부츠를 말렸다.

대규와 민정이는 그 사이 캠핑장 언덕길에서 눈썰매 타기 삼매경에 빠졌다.

 





민규를 데리고 나오니 아이들이 눈밭에서 이러고 놀고 있다.

눈이 쌓인 캠핑데크에 누워서 작품을 만들고 있단다.

손바닥 도장도 찍고, 발자국 도장도 찍고, 온몸으로 눈위에 자국을 내기도 한다.

아이들의 발상이 참 귀엽고 재미나기도 하지만 추울까 걱정이다.

아이들과 한참이나 눈자국 작품 만들기 놀이를 하고, 눈썰매도 타고 놀았다.

배가 고픈 아이들을 이끌고 방으로 돌아왔다.





부산에서는 좀처럼 구경하기 힘든 눈,

우리 아이들은 눈만 보면 아주 미친 짐승으로 변신을 한다.

말이 좀 거칠긴 하지만 그 외에는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다.

눈이 치워진 좋은 길을 두고 가장자리에 쌓인 눈위로 발목이 빠져가며 걷는

아이들에게 뭐라 표현을 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깊은 살골짜기에 어둑어둑 어둠이 들기 시작해서야 추위와 허기에 지친 짐승들을

이끌고 방으로 들어와 따끈한 어묵탕 국물로 아이들을 달랜다.

바깥에서는 눈에 지금은 따끈한 어묵에 미친 짐승들......

밥솥에 김 올라오기 시작할 쯤 때 맞춰 민정이네 가족이 도착을 했다.

준비해온 닭볶음탕과 과메기로 오랜만에 민정이 아버지와 회포를 풀어 본다.

깊은 산 골짜기에 밤이 깊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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