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8일 일요일 대규 바둑급수 시험
어제보다 기온은 높지만 해가 나지 않아서 쌀쌀하게 느껴지는 아침
우리가족은 부지런히 외출 준비를 서둘러 사직동으로 출발한다.
사직실내체육관에서 대규가 두 번째로 도전하는 바둑급수 검정이 시행된다.
아침 일찍 출발한 덕택에 여유롭게 시험장에 도착해서 대규를 시험장에 홀로 두고 나왔다.
처음 검정 때 만큼은 아니지만 대규도 긴장이 많이 되나보다.
좀 처럼 춥다는 말을 하지 않는 대규가 춥다며 점퍼 지퍼를 올려달란다.
넓은 시험장에 대규 홀로 남겨두고 발길을 돌리려니 왠지 가슴 한 켠이 짠해진다.
대규가 시험을 치르는 동안 우리 가족은 홈플러스에서 쇼핑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
민규 도시락 수저통이 너무 낡아서 새로 구입을 하고,
이런저런 먹거리도 사면서 매장 이곳저곳을 둘러보니 금새 시간이 다되었다.
시험장 입구에서 대규를 기다리며 이런저런 생각이 머리를 어지럽힌다.
세대를 뛰어 넘어 대규와 함께 놀 수 있는 놀이로 시작을 했던 바둑이다.
부자지간에 고스톱 보다는 바둑을 두는 그림이 더 좋을 듯 해서 시작은 시켰지만,
이렇게 홀로 시험장에 두고 오니 대규에게 못할짓을 한 듯 하기도 하다.
" 엄마, 아빠 시험에 떨어지면 어떻게해? "
불안한 눈빛으로 물어보는 대규에게 수고했다고 토닥토닥 등을 두드려 주었다.
대규야!
시험은 잘 치는게 아니라, 최선을 다해서 치는 거라며 애써 위로도 해 본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준비하고 시험을 치르느라
점심 시간이 채 되지도 않았지만 짜장면이 먹고 싶다는 대규!
덩달아 민규도 짜장면을 외친다.
그래! 지나간 시험은 잊어버리고 짜장면 먹으러 가자.
아빠는 탕슉에 소주 한 잔 ㅋㅋㅋ
이렇게 우리가족 일요일이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