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

남덕이 결혼식

감포 2025. 1. 14. 06:13

2025년 1월 12일 일요일 맑음

 

친구 남덕이 아들 결혼식이 있는 날이다. 결혼식 시간이 11시라 아이들 아침밥을 챙겨 먹이고 집사람과 나는 아침을 건너뛰고 결혼식장으로 향했다. 요 근래에 결혼식에 참석하는 횟수가 부쩍 늘었다. 12월에는 해기 딸 결혼식에 참석하고 이번 달에는 서울까지 결혼식에 가야한다. 아마도 아직은 좀 이른 감이 없지 않지만 향후 5~6년 후쯤에는 나와 집사람 지인들 자녀들 결혼식이 엄청나게 많이 있을 것이다. 거의가 고만고만한 나이에 결혼을 했으니 지인들의 자녀들도 다 고만고만한 나이들이다. 이제 앞으로 결혼식때문에 부페식당에 올 일이 많을 것이다. 

 

일요일 아침이라 한산한 광안대교를 넘어 센텀에 있는 결혼식장에 시간에 맞춰서 도착했다. 차 안에서 집사람과 결혼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나와 집사람의 삶에 있어 가장 큰 변곡점이 결혼이란 것에는 큰 이견이 없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우리 아이들은 언제 결혼을 하지 하는 자조로 우리 부부의 대화는 마무리가 되었다. 지난번에도 비슷한 이야기를 나눴지만 오늘도 결론은 아이들이 하고 싶을 때 하겠지로 끝이 났다. 연애 DNA도 대물림이 되는 것 같다. 아마도 대규나 민규는 연애질에는 별 소질이 없어 보여서 약간은 걱정이지만 그 또한 그런 애비애미를 만난 아이들이 타고난 팔자이다.

 

요즘은 결혼식장 풍경도 많이 바뀌었다. 양가 혼주분들이 모두 맞춤으로 한복을 입었다. 남덕이 내외도 젊지만 사돈 내외분들도 상당히 젊어 보인다. 나중에 들었지만 양가 혼주가 모두 우리 나이 또래란다. 역시 연애 DNA는 대물림 되는게 확실한가 보다. 결혼식장도 화려하고 신랑 신부도 눈이 부시게 아름답다. 어쩌면 자기 삶에 있어 하나의 정점을 찍는 순간이 아닐까 싶다. 참 좋은 때다 싶다. 

 

 

요즘 결혼식에는 주례가 없는 것이 보편화된 모양이다. 주로 양가 혼주분중에 한 분이 나오셔서 덕담을 해주시고 혼인서약도 신랑신부가 직접한다. 오늘은 신랑신부가 직접 축가까지 부른다. 참 결혼식 준비를 많이 했구나 싶다. 오늘 신랑신부의 혼인서약을 듣고 가만히 내 결혼생활을 뒤 돌아본다. 방법이 조금 다를 뿐 나도 저 자리에서 같은 결심으로 집사람과 함께 결혼의 출발점에 있었을 텐데 지금의 나는 어떤 마음으로 집사람과 살고 있을까? 결혼식이 진행되는 내내 나를 돌아보며 이런저런 생각에 옆자리에 앉아 있는 집사람에게 미안한 마음이 떠나지 않는다. 

 

오늘의 신랑신부는 듣기만해도 손발이 절로 오글거리는 결혼서약을 시간이 좀 흐른 뒤에도 늘 한결같은 마음으로 지키며 살아가면 좋겠다. 나는 그렇지 못했지만 이들은 그렇게 잘 살겠지. 부디 행복하게 잘 살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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